[긍정의 배신] - 바버라 에런라이크

TayCleed 2012. 11. 18. 11:35



긍정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4-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긍정의 배신』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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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우북페스티벌 갔다가 눈에 띄어 산 책인다. 평소에 맹목적으로 긍정하라고 외쳐대는 트렌드가 아니꼬왔는데... 


근데 이 책, 제목처럼 '긍정적인 태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끝내는 책이 아니다. 


 자신의 본업인 건강 분야에서 이 낙관주의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이야기로 시작한다. 건강에서 낙관주의의 기원으로 넘어갔다가, 이 낙관주의가 동기유발산업으로 탈바꿈하여 기업과 교회로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보여준다. 심지어 '긍정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과학을 등에 업으려는 시도를 파헤치고, 이 긍정심리학이 어떻게 기업과 금융계를 좀먹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는지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더욱더 나빠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반발하지 않도록 어떻게 긍정심리학이 작용하는지 설명하고, 이는 자본주의 사회는 물론이고, 스탈린이나 이란, 북한과 같은 독재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임을 이야기한다. 


 긍정심리학은 그 기원인 칼뱅주의와 마찬가지로,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말로 상시화된 자기 감시, 자기 최면을 합리화한다. 문제의 해결에 환경의 변화와 같은 다른 요소는 부차적인 것으로 과소평가해버리고, 오직 자기 자신만 변화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일관한다. 


 그래서 긍정심리학은 기업 CEO, 교회 목사, 독재자와 같은 사회 지도층과 이해타산이 맞는다. '지금은 조금 어렵더라도, 우리 각자가 긍정적인 태도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믿고 기도하면 하느님은 당신의 바람에 응답하실 것이다' ... 노동유연성 강화로 동료가 해고되어 어수선한 사무실 분위기를 바로잡고, 주일마다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오도록 하는데 이보다 값싼 방법이 얼마나 있겠는가. 올더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마약같은 만능 우울증 치료제 '소마'나 마찬가지.


그렇다고 비관주의를 칭찬하는 것도 아니다. 낙관주의와 마찬가지로 비관주의 또한 현실을 현실 그대로 보지 못하고 환상 속에 지내는 것뿐이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는 맹목적인 긍정적/부정적 사고가 아니라, 현실주의, 비판적 사고, 방어적 비관주의이다.


 책 머리의 문구 인용으로 마칠까 한다. 


모든 불평가들에게:

목소리를 높이자!




ps. 책을 다 읽고나니 추천사가 정말 추천사로 보인다. 읽기 전엔 으레 책마다 있는 추천사 정도로 보였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