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한국 제조업 경쟁력은 실제로 하락했는가?

TayCleed 2012. 11. 18. 22:18

 

다음과 같은 기사를 보았다. 
 

韓 제조업경쟁력 3→5→6위…3년 연속 하락

 

 

 

 

기사 링크: http://media.daum.net/economic/world/newsview?newsid=20121118181404378

 

 

 진짜일까? 하락했다면 뭐 어떻게 하락했다는 걸까? 순위를 매긴 방법은?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아래 링크는 기사에 나오는 '딜로이트'라는 회사의 올해 보고서 페이지이다. DOWNLOAD를 누르면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http://www.deloitte.com/view/en_GX/global/industries/manufacturing/3e4898b27c50b310VgnVCM3000003456f70aRCRD.htm?id=gx_theme_GCMfg#

 

 

 Table 1 및 2에서 전 세계 CEO들에게 물어본 각 국가별 제조업 경쟁력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무슨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게 아니라 CEO들한테 Survey한 걸로 보인다. 현재의 경쟁력과 5년 뒤의 경쟁력을 물어본 게 Table 1인데, 위의 그림과 같다. 무슨 일인지 기사가 잘못 난 것 같다. 

 

 Figure 1(p.4)에서 각 국가별 경쟁력에 관계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임금($/시간), 노동 생산성, 세금 비율, 인구 1백만 명 당 연구원 수, 그리고 '05~'10 제조업 GDP 평균 증가율, 2010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 2011 수출 중 제조업 수출 비율, 혁신지수(100점 만점), 삶의 질(100점 만점), '01~'10 간 제조업이 만든 인구 100명 당 일자리 수이다. 

 

제조업 이미지

 한국은 인도, 중국, 대만, 브라질 다음으로 임금이 낮으면서, 중국보다도 낮은 세율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인구 1백만 명 당 연구원 수는 일본, 싱가폴 다음가는 3위이면서, 노동 생산성은 일본, 독일을 누르고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제조업은 지난 5년 간 평균 6% 성장했고, 한국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중국 다음가는 30% 수준, 한국의 수출액 중 제조업은 85.3%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혁신지수는 일본을 앞서 53.9를 보이고 있으면서, 삶의 질은 일본 독일에 못미치고 캐나다에 근접한 71이다. 지난 10년 간 인구 100명 당 일자리 생성은 -4.5명으로 꼴지를 기록했다. 

 종합하자면 더 적은 연구원 수, 더 적은 임금, 더 적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노동생산성으로 일정한 삶의 질의 포기와 함께 지속적인 혁신, 제조업의 GDP 증가를 이루었지만 한국의 제조업은 오히려 노동자를 사업장에서 쫓아냈다. 아니면 일부 기업들이 아예 무너졌거나. 

 

보고서에서 550명의 CEO들에게 Survey용 질문으로 던진 건 아래 10개란다. (p.7)

  1. 재능을 바탕으로 한 혁신
  2. 경제, 무역, 금융, 조세 제도
  3. 노동력/재료에 대한 접근성 및 비용
  4. 공급망
  5. 법 제도
  6. 물리적 인프라
  7. 에너지 비용 및 제도
  8. 현지 시장의 매력도
  9. 보건 제도
  10. 제조업 및 혁신에 대한 정부 투자

 

 물론, 보고서는 550명에게 각 질문에 대해 38개국을 모두 순위 매기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었기에, 미국, 일본, 독일, 브라질, 중국, 인도 딱 6개국만 순위 매기는 걸로 했다는 중요한 사실도 적어놓았다. 안 그래도 바쁘신 CEO들인데. 

 

 그 결과는 Table 4(p.8)에서 간략히 볼 수 있는데, 선진국의 위엄을 보여주는 미, 일, 독과 저임금으로 때우는 인도, 브라질은 그렇다치고, '세계의 공장' 소리듣던 중국이 공장은 물론이고 시장으로서의 위엄도 갖춰나가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공급망과 현지 시장 매력도 항목을 보라. 제조업 혁신에 대한 중국 정부의 투자 점수도 높기에, 조세 제도는 계속 유리하게 유지될 거고, 인프라, 에너지 점수 또한 곧 높아질 거라고 기대할 수 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 순위가 밀린 건, 단순히 말하면 이 '현지 시장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기술력이 딸리는 것도 아니고, 조세 제도가 후진 것도 아니다. 공급망이 안 좋나 뭐가 안 좋나? 물론 임금 수치는 2.8 $/시간인 중국에 비하면 17.7 $/시간은 높은 거지만. 

 

 여기서부터는 각 항목별로 나오는 차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건데, 무시해도 그만. 
개개인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죄다 잘 하고 있는 걸로 보이니까. ;; 

 

더보기

1. 재능을 바탕으로 한 혁신

Figure 4(p.10). 학생의 과학 점수, 학생의 수학 점수, 인구 1백만 명 당 특허 등록 수, 인구 1백만 명 당 연구원 수, 혁신지수를 보여준다. 싱가폴과 대한민국이 이 다섯가지 키 팩터에서 탑을 차지했다고 아예 써놓았다. 

 

2. 경제, 무역, 금융, 조세 제도

Figure 7(p.13). 대한민국은 '95~'00보다 '06~'11 간 제조업 수출량 평균 성장율이 더 높으면서, 같은 기간에 제조업 수출량이 전체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아졌다. 제조업 의존도가 낮아진 점에서 긍정적이다. 

인도는 중공업과 하이테크 제조업 비율을 높이면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율을 높였고, 중국은 높은 성장율을 더 올렸다. 낮아진 경공업 비중을 하이테크 제조업이 다 가져간 모양세다. 

 

3. 노동력/재료에 대한 접근성 및 비용

Figure 10(p.16). 대한민국의 평균 임금은 '07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급감해, 브라질 다음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07년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해이다. 취임은 '08년.) 그러면서 10년 간 노동생산성 증가량은 일본, 독일을 제치고 미국, 대만, 싱가폴, 캐나다 다음 가는 5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보다 평균 임금이 낮으면서 이 수치가 높은 국가는 대만뿐이다. 

 

7. 에너지 비용 및 제도

Figure 15(p.22). 국가별 전기비 및 환경성과지수(EPI)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비는 중구보다도 싸다. 우리보다 전기비가 싼 나라는 미국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