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능력자>, 끈질긴 약자의 승리

TayCleed 2011. 1. 31. 01:20


잘 생긴 주인공 둘을 앞세운, SF를 표방한 오락 영화로 생각했었는데, 보다보니 '어어?!'싶었다. 뭐 눈엔 뭐가 보인다고 그렇게만 보이는 지는 몰라도, 지배층과 피지배층, 그리고 피지배자 중의 소수가 들고 일어나는 뭐 그런 시나리오가 막 눈에 들어온달까. 

'그냥 조용히 묻혀 살면 되지.'
'이 사람들 모두 너 때문에 죽는 거야, 알아?'

강동원의 극중 대사가 막 가슴을 후벼판다.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을 시스템에 대한 반항으로 보고 압력을 행사하는 모습.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회의 한 모습이 비친다.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로 외국인 노동자 둘을 배치했는데, 그 둘의 대사도 곱씹어보면 막 비슷한 이야기로 들린다. 그냥 살던 대로 살자고 회유하는 친구, 이렇게나 저렇게나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 작은 것에도 쉽게 만족하고 즐겁게 사는 영화 초반부의 모습. 

고수가 강동원과 싸우기 시작한 건 임 대리로서 직장 금고의 돈을 내주지 않으려 했던 것인데, 그게 사장님의 복수, 친구들의 복수, 일반 사람들의 안전/평화로까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흐음. 보통 사람이 큰 권력에 대항한다고 생각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대리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