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가장 넓은 하늘

TayCleed 2009. 10. 2. 13:10

3619 김Tay 

현이는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 모범생이다. 성격도 좋아 따르는 아이들이 많다. 잘 생기고 공부 잘하고 운동도 잘해 여자친구도 많다. 그렇지만 현이는...  

현이네 집은 산골동네에 있다. 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형편이 어려워 아버지는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늦게까지 일하시고 현이도 새벽에 신문배달을 한다. 

현이의 동생 순정이는 초등학교 1학년. 혼자 집에오면 반겨줄 사람은 없다. 그저 좋아하는 낡은 인형이 순정이를 반기고 차려놓은 점심상이 부엌에 있을 뿐이다.  

현이는 공터에 앉아 순정이와 하늘을 보며 추억을 이야기하며 말없이 하늘을 보고 있을 때도 있다 

아버지... 오늘은 학교에서 장난치다가 영준이가 넘어졌어요. 무릎이 까져서 양호실로 데려다 줬는데 영준이가 고맙대요. 별거 아닌데... 또 현주가 숙제를 깜빡 안 가져와 선생님께 혼났어요... 아버지.. 순정이 보셨죠? 벌써 초등학생이에요.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아버지 오늘도 또 어머니가 늦으시네요. 아버지가 말해 들어와 좀 쉬시라고 하세요... 

아버지 이젠 많이 안 아프시죠? 하늘에서 걱정말고 편히 사세요... 여긴 제가 잘 할께요... 아버지... 밤하늘은, 밤하늘은, 현이의 기도와 함께 저물어간다. 



중학교 3학년 백일장 때 썼던 단편 소설. 

운문/산문의 구분 속에 글쓰기 귀찮아하던 대부분의 아이들이 짧은 운문을 택하는 데 반해 경쟁자가 적은 산문으로 택하고, 대-충 드라마나 책에서 보던 가난하고 힘든 가정환경에서 따뜻하게 살아가는 가족의 이미지를 쓰면 적당하겠지 생각해서 써가지고는 장려상 받았다. 진짜 마음은 다하지 않고 그럴듯하게만 썼는데 상 주는 거 보고 좀 싱거웠다고할까, '중학교 수준이 이렇구나'하고 생각했다할까... 


그래도 좋다고 집안 거실에 전시회때 만들어진 액자 그대로 몇 년 째 걸어놓으신 어머님... 부끄럽습니다. 제발 좀 치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