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세대' 독후감

TayCleed 2009. 12. 14. 00:07


 벼룩시장에서 3000원 주고 산 책을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은 후 꼭 사흘 만에 다 읽어버렸다. 당장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상황의 절박성이 느껴져서일까, 책을 자꾸자꾸 다시 집어들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책인만큼 남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구글 검색 한 방에 유명한 ozzyz review 허지웅님의 글이 떴다. 책은 20대의 연대를 바라고, 또 그렇게 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자신들을 위한 보호장치를 요구하고 받을 수 있으며, 그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다양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 현 20대들의 연대를 이끌어낼 것인가? 허지웅님은 의외로 그 방법이 쉽다고 보았는데 독립영화 등의 '대중문화'를 들었다. 

 난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의 독립영화를 예로 드시긴 했지만, 대중문화를 생각해야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노래 하나를 들어도 취향이 가지각색인 게 요즘 친구들이고 여가시간에 무얼 하느냐 들어보아도 게임, 술, 운동 등 여러가지 대답이 나온다. 이런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요소가 어디 흔할까? ... '싸구려 커피'로 대표되는 루저 문화 정도?
 
 그리고 인터넷. 책은 웹에 관한 이야기는 한 글자도 언급하고 있질 않지만. 인터넷 세대라고 불릴 수도 있을 정도로 활발히 활용하는 세대인만큼 인터넷의 SNS를 통해 연대할 경우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하다. 하지만..

 책에서 유럽의 현재와 우리나라의 386세대의 경우를 예로 들며 20대 정치인의 부재도 얘기했으나 한 대학교의 총학생회 선거도 각 선본의 공약 개발보다 선거 유효 투표율 넘기기에 더 고심하는 지금에 20대 정치인...?! 

 절망적이기는 하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20대의 적극적인 목소리 내기가 중요하다는 책의 내용에는 동감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더라도 선거날만큼은 하루 수익 포기하더라도 나 자신을 위해서, 내 자식을 위해서 제대로 고민하고 꼭 투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메모 -
- 사르트르 <존재와 무>
- 가격 경쟁력도 없는 한국의 이상한 프랜차이즈 / 한국의 허세 문화
-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보다는 이민 가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래되었는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
- 정책대안들도 몇 가지 나오는데 그것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도 20대의 목소리 내기는 필요하다.
- 고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쪽에서 비판 받는 이유를 몰랐었는데, 알 것 같기도.. 
- 통계청 검색 결과 08년 남한의 인구 만 명당 대학생 수는 625.6으로 인구를 4500만 명으로 가정시 대학생은 281만 명 정도가 된다. 5%는 14만 명으로 난 거기에 들어갈 듯 말 듯... 하지만 내가 거기 들어가든 말든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좋은 것은 다 같이 살 수 있는 사회 구조라는 것이 책이 말하는 내용이니까.
-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말하던 보호경제를 통해 중소기업의 미래를 보장시켜주어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은 대안이 될 수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