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찬리 상영중인 영화 <아바타>를 보고왔다. 'IMAX 3D로 보아야지.'했는데 예매는 죄다 매진이더라. 그래서 결국 왕십리역 간 김에 들러서 표 끊고 집에 와서 쉬다가 다시 가서 보고왔다.
내가 IMAX 3D로 본 영화는 이게 처음이지 싶은데(그 전에도 무얼 본 것 같긴 하나 기억이 안 나니까), 화면의 깊이가 느껴지니 환상적인 느낌이 더 실감이 나더라. 경치 하나는 끝내준다.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멋 모르고 프로젝트에 우연히 참여하게된 주인공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앞장서고 더 나아가 회사 경영진의 악의적인 판단에 반기를 들고 '나비'부족을 도와 회사의 침략에 맞서 싸운다.
그냥 단순히 보아도 '나비' 부족의 행동 양태에서 아프리카 부족이나 미 대륙에 있던 인디언 부족들이 떠오르던데, 서부 개척시대의 인디언과 미국인의 전쟁이 이랬을거다. '언옵타늄' 광석은 '금'이었을 것이고. 영화의 결말은 소수의 인간들은 '나비' 부족의 신뢰를 얻어 판도라 행성에 머물 수 있었지만 현실은... 미국이 결국 서부 개척을 완료하고 인디언들은 그들의 문화를 더 발전시키지 못한 채 미국에 흡수되지 않았나?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거다.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신뢰는 결과일 뿐,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된 소통이 아닐까? 제이크가 처음 아바타의 몸을 가졌을 때도, 그는 '나비' 부족의 방식으로 보고 생각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것을 배우는 데 영화 상에서는 한 3개월 걸렸다고 나온 것 같다.
온전히 남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떨까? 생경하고, 놀랍고, 신기하면서도 잔인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도 '내'가 있고, 나를 보는 '네'가 있다. 교감선을 잇는 것만으로 다른 생물과 교감할 수 있는 '나비' 부족이 부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