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TEDxItaewon 후기

TayCleed 2012. 8. 11. 23:50


 오늘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TEDxItaewon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주제는 'Nature+'였구요, '경이로움을 다시 발견하다, 생기를 불어넣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Rediscover the wonder, Rebreathe the world, Reframe the future)'라는 3개의 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진행된 각 쇼/토크에 대한 소감을 남겨봅니다.


* 액션 드로잉: 쇼 히어로 - 작년에도 한 번 보았었는데, 작년과 같이 매우 힘차면서도 재미있는 춤과 행동을 보여주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보여주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 허허당 스님 - 음..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라는 책을 쓰신 분인데, 토크는 들어도 제게는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어보아야 알 것 같아요. 


* 제이슨 휴, TEDx 아시아 대사 -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어떻게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타이완의 사냥꾼이 부른 노래이자, 올림픽(?) 주제가로도 쓰였다는 것 같은..  Circle of Life를 잠깐 들으며 토크를 마쳤습니다. 음 이 노래는 라이온킹 주제가로 더 유명해서... 제가 제대로 들었나 모르겠네요. 


* 손장혁 사무국장 - BioBlitz라는 단체에서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학자와 일반인을 연결시켜주고 사람들에게 생물의 다양함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일을 하시는 분입니다. 식물원에 가게되면 마냥 사진만 찍지 말고, 꼭 '가이드'를 부탁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하시네요. 꽃 이름이름마다 스토리가 정말 재미있다고..ㅎㅎ


* 유영숙 환경부장관 - 스케쥴 상 비디오 토크로 대체되었습니다. 국립공원의 방문자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쓰레기 무단투기 등은 계속 줄어들고 있어 사람들의 환경 보존 의지가 보인다 합니다. 하지만 출입이 금지된 구역으로 다니는 등의 행동으로 동식물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 일도 있다합니다. '국립공원 스트레스 지수'를 만들어 국립공원별로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신답니다. 사람들의 환경보존 의지를 올바른 방법과 함께 하게 하여 환경보존에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하는 사례가 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 제니퍼 인도비나, 테드 펠로우 - Power Poverty라는 개념을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마이크로 그리드를 제안합니다. 부의 빈부격차, 교육의 빈부격차처럼 에너지에 있어서도 분배 문제에 따라 빈부격차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난한 사람/국가일수록 비효율적이고 어려운 환경적 요인 때문에 비싼 가격을 치르고 에너지를 사용해야함을 이야기하고, 전기를 사용해야하는 곳에서 바로 생산하는, 생산-유통-소비 체인에서 '유통' 과정을 빼버리자 합니다. 전기의 유통에 전국적인 전력망 등 인프라 구축이 매우 비싸니까요. 하지만 태양광, 풍력 등으로는 항상 쓰고 싶을 때 전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배터리의 용량도 한계가 있기에,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축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 리처드 레이놀즈, 환경운동가 - '게릴라 가드닝', 꽃을 심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꽃을 심어보자는 운동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꽃을 심게 된 이야기, 그로 인해 환경이 변하고 사람들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게된 이야기, 이후 '게릴라 가드닝'을 진행하게 된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 곳에나 심는 게 불법이기는 하지만... 잡혀가본 적은 없다 하네요? 


* 한무영, 교수 - 흔히들 '산성비'에 대해 좋지 않다, 맞으면 대머리 된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편견을 여지 없이 깨버리고, 빗물이 맛도 좋다는 것을 블라인드 테스트로 즉석 증명까지 해보이셨습니다. 이 빗물을 홍수방지/물절약/화재 등 비상용 목적의 3개의 지하 물탱크와 함께 이용하여 어떤 결과를 내었는지, 또 이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 Rain City를 확산시키는 활동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등 멋진 토크를 보여주셨습니다. 


* 시저 하라다, 테드 펠로우 - 시저 하라다는 테드 토크로 한 번 선보였던 Protei에 대한 거의 비슷한 토크를 했습니다. 선체가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유선형 배가 맞바람에도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옆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비디오 토크 한 번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오늘 토크를 통해 이해하게 되었으니 이걸 성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의 Protei의 발전 가능성도 보여주었는데, Protei와 같은 로봇들이 지속적으로 환경을 정화해나가는 미래를 상상해보면 참 재미있네요. 


* 이진화, JR 대표 - 마늘을 이용한 친환경, 국가 친환경 기준만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닌, 화학 합성물을 쓰지 않는 정말 말그대로의 친환경 접착제를 만든 이야기를 합니다. 기념품으로 마늘로 만든 풀도 받았는데.. 아이들이 먹어도 무해할 정도로 친환경인데... 마늘 냄새가 쩌네요. ^_ㅠ


* 이계춘, BEYOND 브랜드 매니저 - 화장품 시장의 규모, 자원 소비량 통계를 보여주며 화장품 업계가 자연 환경에 가져야할 책임을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화장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Natural - Organic - True Eco의 3단계로 구분하고, 6~7항목으로 각 단계별 적용 여부를 X, △, ○로 나타내주었습니다. 단 3가지 질문만으로 True Eco 제품인지 생각해보는 방법도 제시합니다. 1) 동물실험을 진행하지는 않는지, 2) 화학방부제 농도는 최소한으로 낮추었는지, 3) 제품 용기는 재활용이 좋은 등 친환경인지의 질문들입니다. 


* 노리단 - 노리단은 공연팀이라, 공연을 보았습니다. 노리단만의 공연도 보았고, 노리단과 인천공항공사의 합작인 '몽땅'이라는 다문화공연팀도 같이 했습니다. 노랫가사가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무척 흥겹고 힘찬 공연이었습니다. 첫 곡은 지금 보니 Lion King의 'Circle of Life'였네요. 아래 영상의 곡입니다. 





* 최덕림, 정원조성본부장 -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이지만, 그 공무원이 순천만을 어떻게 국제적인 관광지로 되살려놓았는지, 그동안의 순천만 보전활동과 그 때의 어려웠던 에피소드들, 아름답게 되살아난 순천만에 의해 늘어난 경제적 가치와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현재 순천만이 겪고있는 새로운 문제들과, 그를 해결하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까지 완벽에 가까운 토크를 들려주었습니다. 순천만 구경 한 번 가보고 싶네요. 


* 장종훈 박사 - 가정에서의 전기 절약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가정에서 전기를 10%를 줄인다면, 가정에서의 전기 소비는 전체 전기 소비는 16.5% 정도라, 국가 전체로 보면 1.6% 정도의 효과 밖에 보이지 않는다합니다. 그렇다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의 가격을 올리거나, 사용 제한을 걸자는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닙니다. 맹목적인 전기절약 노력이 허무하지는 않는지, 대체에너지로 손꼽히는 풍력, 태양광/열, 지열 등의 방법이 실제로는 어떤 트레이드오프가 있어 당장 도입하기가 힘든지 이야기했습니다. 에너지 문제는 정말 쉽지 않네요.


* 송인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상황이 사람들에게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그런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얘기해주셨습니다. 저로서는 '그렇게 만드는 건 거짓말 아닌가?' 싶기도 한 상황도 있었는데, 재밌게 보았습니다.


* 최재천 교수 - '현명한 인간'에서 '함께 사는 인간'으로,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심비우스로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로 토크를 진행하셨는데, 그냥 들어보겠다고 들었다가 지금 생각해보니 기억에 남은 내용이 별로 없네요. ;; ted.com에 영상이 올라오면 다시 봐야겠습니다. 



 10여 명의 오거나이저들과 다른 자원봉사자들이 근 1000명에 달하는 이번 행사를 이루어냈다는 것이 대단합니다. AM 10:00부터 PM 17:30까지 오랜 시간이라 관객 집중도가 떨어지기 쉬운데, 중간중간 공연이라든가, 공연 성격의 테드토크 감상, 1시간 정도의 연사와의 대화 등으로 관객들이 리프레시할 시간을 준 게 인상 깊네요. 


즐거웠습니다.